㉨ 해와 달, 그리고 다섯 개의 별
🦉 : 고대 서양에서 밤하늘의 빛나는 별들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언젠가 그곳의 누군가는 하늘을 바라보며 신을 그렸고 다시 신화적 이야기를 써 내려갔죠.
물론 해와 달도 마찬가지입니다. 태양계의 여러 행성들이 그리스·로마 신화 속 신들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사실은 신화와 천문학에 연결고리를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수백 광년의 거리로부터 전달된 풍부한 상상력은 다양한 문화와 건축 등 후대에 많은 유산을 남겼습니다.
바다 건너 이곳,
동양에서 별들은 어떤 역할을 했을까요
🦉 : 이곳의 누군가도 하늘을 바라보며 자연을 이해하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동양의 가장 오래된 유교 경서 📜 「사서삼경 – 주역 周易」 이 쓰였고 지금도 여전히 중요한 텍스트로 여겨집니다. 만물의 조화에 대한 사유를 엿볼 수 있는 텍스트죠. 그중 손에 꼽는 것이 바로 음양오행입니다.
음양오행은 서양의 과학적인 방식으로 증명할 수 있는 성질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17세기 독일의 한 철학자는 이것을 연구해 2진법을 확립하고, 이는 현대 컴퓨터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실제 NASA 본부에는 주역을 연구하는 팀이 따로 있을 정도로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주목받고 있죠.
동양의 전통문화는 음양오행을 빼놓고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것은 동양의 모든 문화와 긴밀하게 연결된 하나의 체계입니다. 서양의 그것과는 어딘가 다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땅의 문화 역시 하늘 위에 떠있는 별의 영향을 깊게 받았습니다.
동양의 지도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것과 달리, 위쪽이 남쪽입니다. 사람이란 모름지기 밝은 남쪽을 보고 모든 걸 생각한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남쪽이 왜 밝은 곳이냐 함은, 북쪽 하늘에 밝게 빛나는 북극성이 있기 때문이죠.
나아가 그들은 시간과 공간을 조화롭게 바라봤습니다. 해가 뜨는 동쪽은 봄, 남쪽은 여름, 서쪽은 가을, 북쪽은 겨울로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동, 남, 서, 북의 공간적 방향이
곧 춘, 하, 추, 동의 시간적 개념과 연결되는 것이죠.
🦉 : 도시설계 또한 음양오행을 기반으로 합니다. 한양도성 내 4대문의 이름은 오행, 인의예지신의 덕목에 맞추어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동쪽 봄의 문은 흥인지문, 남쪽 여름의 문은 숭례문, 서쪽 가을의 문은 돈의문, 북쪽 겨울의 문은 숙정문입니다. 아침을 열고 밤을 닫는 중앙의 보신각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경복궁의 건축양식과 작은 전각의 이름까지 모두 음양오행을 따릅니다.
또한 유네스코 유산에 등록된 우리의 한글 역시 동일한 체계로 만들어졌습니다. 동양의 음양오행은 하나의 철학이라기보다는 현상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낮이 있다면 밤이 있듯 순환과 조화를 바라보는 아름다운 사유의 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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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에 떠있는 해와 달, 그리고 다섯 개의 별은 어떤 시간과 어떤 공간에서든, 우리에게 많은 유산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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